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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송 지음, 1948, 제 1회 한국문학상 수상 동화 작가 마해송은 1905년 개성에서 태어났으며, 1923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창작동화인 <바위나라와 아기별> <어머님의 선물>을 발표했다. 이후로 순수와 참여 양쪽으로 다양한 동화 작품을 발표하는데, 그 중에서 참여 방향의 절정에 있는 것이 이 <떡배 단배>이다. 부잣집 도련님인 갑동이는 지루한 생활이 싫어서 집을 나오기로 한다. 갑동이는 먹을 것 약간만을 가지고 머슴 돌쇠와 함께 배를 저어 먼 바다로 나온다. 며칠을 표류한 끝에 배는 어떤 이상한 섬에 닿는다. 거친 섬사람들은 사철 맨발이고 전복과 물고기를 잡아서 살아가고 있었다. 갑동이는 아무 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었기에, 돌쇠가 짚신을 만들어서 그걸로 둘이서 움막을 짓고 먹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섬에 단배라는 처음 보는 큰 배가 들어온다. 그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섬사람들에게 단 것을 공짜로 나누어 주었다. 곡물이라곤 수수쌀밖에 먹어본 적이 없던 섬사람들은 단 것에 완전히 매료당했다. 섬사람들은 전복이며 그 밖의 재화를 가져가서 앞다투어 단 것과 바꿔먹었다. 수수쌀 농사를 짓던 갑동이는 처음엔 단배 사람들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지만, 단배의 내부에 있는 거대한 공장을 본 다음에 단배에 협조하기로 한다. 단배 사람들은 섬에 단 것을 만드는 단집이란 커다란 집을 만들고 갑동이를 주인으로 앉혔다. 섬사람들은 이제 힘들여 지은 수수쌀을 단집으로 가지고 가서 단 것과 바꾸어 먹게 되었다. 단배가 떠난 뒤 며칠 되지 않아 섬 반대편에 이번엔 떡배라는 큰 배가 들어왔다. 떡배 사람들은 또한 떡을 가지고 섬사람들의 환심을 샀고, 떡집을 짓고 까시까시란 섬사람을 주인으로 앉혔다. 이제 섬사람들은 산을 사이에 두고 단집 패와 떡집 패로 나뉘어 대립하게 되었다. 하지만, 돌쇠는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고 그저 집에 들어앉아 몇몇 섬사람들과 함께 짚신을 만들고 고기를 잡으며 살아갔다. 섬사람들의 대립이 극에 달한 시점에 떡배와 단배가 각기 섬에 도착한다. 떡배와 단배 사람들은 섬사람들을 부추기고 탕이라는 무기를 주어 서로 싸우게 한다. 섬사람들은 서로 단집과 떡집을 습격해 많은 사람이 죽었다. 바야흐로 큰 싸움이 벌어지려는 찰나, 돌쇠의 뜻을 따르는 몇몇 사람들이 온 섬사람들을 앉혀 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떡배도 단배도 바다에 떠서 구경만 하면서 섬사람들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것일 뿐, 결국 죽고 다치고 재산을 뺏기는 것은 섬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결국 섬사람들은 방향을 돌려서 떡집과 단집을 치러 간다. 하지만 그 광경을 보고 당황한 떡배와 단배에서는 각자 가지고 있는 제일 큰 탕을 섬에다 쏜다. 두 탕이 맞부딪혀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고 섬이 요동친다. 섬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뱃사람들은 간데없고 떡배는 통째로 떡이, 단배는 단 것이 되어 있었다. * 마해송의 동화 중에서 참여적 경향의 것은 눈에 거슬릴 정도로 상징성이 지나친 것도 많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썼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지나친 상징성도 하나의 교훈적 도구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떡배와 단배는 약소국을 착취하는 강대국 혹은 자본주의, 그리고 갑동이나 까시까시는 거기에 빌붙어 이익을 챙기는 기회주의적 인물이다. 돌쇠와 몇몇 섬사람들은 경제 자립을 지키려는 사람 혹은 아나키스트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섬사람들이 뱃사람들이 준 무기를 가지고 서로 싸우는 것은 이 작품이 우리나라를 풍자하고 있다는 강한 암시를 준다. 박태균 선생님의 한국 현대사 강의에서 일제 식민지론을 공부하다가 명언을 들었다. '후진국에 에어콘을 팔려면 먼저 집부터 지어 줘야 한다'는 것. 아니, 애당초 에어콘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았나? 에어콘 없으면 여름을 못 나는 건 절대 아니다. 하물며 나무 흔들면 밥이 나오고, 그 자리에 누우면 집이 되는 아프리카의 나라들에 에어콘이며 선진 문물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나무를 흔들어도 밥이 나오지 않아서 밥을 찾아 나선 이른바 선진국들은 냉정하다. '근대화는 좋은 것이다' '근대화를 해야 한다'라고 당연한 것처럼 전제해 놓고 근대화를 도와준다. 햇빛을 막아 주던 정글을 베어내고 밀폐된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에어콘을 판다. 60년대 미국의 대한국 원조가 절정에 달했을 때, 미국의 제분업자들이 정부에 항의했다. 우리가 한국에 밀가루를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정부에서 공짜로 갖다주는 것은 상권 침해가 아니냐고. 그러자 의회에서는 이렇게 답변했다. 10년만 밀가루를 공짜로 주면 그 후부터는 무한히 팔 수 있을 거라고. 지금 주위를 둘러보라. 미국 의회의 생각은 정답이었다. 한국의 밀가루 소비량의 99.99%가 수입산이다. 더군다나 공짜 밀가루를 먹는 동안에 맛을 들여서 이젠 식량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밀가루 소비량은 더욱 늘어난다. 만약 미국이 한국을 제재하고 싶다면 밀가루 수출을 금지시키고, 돈을 벌고 싶다면 밀가루 값을 왕창 올리면 만사형통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저 동화로 읽을 때가 제일 재미있다. 이 책을 읽고도 사회과학적 상념이 들지 않고 단지 재미있는 동화로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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